지나온 세월 되돌릴 수 없고
내게 나쁜 기억을 품은 사람의
기억 속의 나는
추한 장면만 찍힌
낡은 흑백 사진처럼
정지 되어있을 것이다.
나도 그것을 기억한다.
까맣게 잊었다가도
“또 다른 고향”의 (윤동주 시인)
내 백골처럼 불쑥 따라와 있다.
다시 과거로 돌아 갈 수 있다 해도
그 추함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나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추함을 다시 반복하기 싫어서이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그렇다고 나를 속속들이
들어낼 수는 없는 것.
하나님 앞에서는
속속들이 드러난다
[히브리서 4:13]
지으신 것이 하나라도 그 앞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고
오직 만물이 우리를 상관하시는 자의 눈앞에
벌거벗은 것같이 드러나느니라
나도
다른 사람의 악한 모습을
뇌리에 사진 찍어 놓은 게 있다.
그 사람도 나와 같은 고뇌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 행동이 변했다면
고뇌 하고 시정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과거의 나를 지나와서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으니
오늘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참회와 겸손한 마음의 삶이
유일한 선택이다.
그러고도 문득문득 실패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로마서 7:24-25]
24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
25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그런 나를
주님께서 용서하고
받아 주심을 감사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부끄럽고 내세울 것 없어도
주님 안에는
항상 소망이 있음을 감사한다.
[히브리서 4:15-16]
15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지 아니하는 자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같이 시험을 받은 자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16 그러므로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찬송가 한구절이 생각난다.
내가 주께로 지금 가오니
골고다의 보혈로 날 씻어주소서
Boyzone의 노래
“No matter what”도 생각이 나고
(관계는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왜 생각이 날까?)
또 다른 고향 (윤동주)
고향에 돌아 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 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세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