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 날: 2019. 4. 14.)
결혼 44년…
(2023 현재는 47년)
26년을 독신으로 살았고, 그중 20년 정도를 부모님 밑에서 살았으니,
총각으로 산 시간보다도, 부모님과 살았던 보다도
마눌님과 살아온 시간이 훨씬 더 길다.
그 동안 무슨 일을 어떻게 하면서 함께 살았는지 일일이 생각이 나지는 않는다.
마눌은 나 보다 우리들 사이에 관련된 추억이 더 많은 것 같다.
마눌이 결혼 생활을 나 보다 더 소중히 여겨서 인가?
44년전 결혼 할 때 목사님 주례사를 기억한다.
“즐거우나, 슬프나, 건강하거나, 병이 들었을 때나 변함없이 사랑하고 살라”
뾰죽히 잘한 것 없어도 44년을 변함없이(?)
찌지고 볶고 함께 살았으니 일단 수준은 넘은 셈인가?
함께 살면서 “사랑 한다”라는 말 정말 하기 어려웠다.
말보다 실천을 중시하는 마눌이 싫어해서…
예를 들면
“사랑한다는 백 마디 말보다 자반고등어 한 마리 사 들고 집에 와 봐라”
이런 식이다. (참말로 맞는 말씀)
이러니 그 말 하는 것 참 어려웠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
요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아마 나 같은 옛 늙은이나 그렇겠지?
)
처음 아주 잠깐은 사랑(?)으로 결혼 생활을 하고
다음 오랜 세월은 의리(義理) 혹은 신의(信義)를 지키며 살고
더 오래 길게 참으면서 함께 살고나면…
미운 정, 고운 정이 푸욱 들어서“정(情)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헤어지지도 못하고, 도망도 못가고
(돌아가신 장모님 말씀: 장모님은 옛날 분)
그래서…
꽤 오래전에 아내에게
당신에게“의리(義理)를 지키며 살겠다”했더니…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으니까)
당신이 “조폭(組暴 조직폭력배)이냐?”해서
우리 둘이 서로 보면서 “하하하”하고 웃었다.
그래서 그 때…
“사랑한다” 라는 말이 한 때 “조폭”이라는 단어로 바뀔 뻔했다.
아이러니칼하게도 요즈음 사랑이란 것이
조직 폭력배(깽단)의 의리(義理) 만도 못하다는 말인가?
결국은“사랑”이란 말 대신에
조폭!”이라는 구호도 못 외치고야 말았다.
어쨌든
부부간에 평생 신의(信義)를 지키며 사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즐거우나, 슬프나, 건강하거나, 병드나 변함 없으려면”
평생 의리(義理)를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한 번만 안 지켜도 신의(信義)를 못 지킨 것이다.
내 의견에 우리 부부는 “조폭(組暴) 의리(義理)” 수준을 넘어서
“미운정(情), 고운정(情)“ 단계로 이미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옛날 구닥다리 영감 할멈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