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김질
반추(反芻)
Meditation
나는 밥을 참 빨리 먹는다.
누가 뭐라고 하면 변명이
나는 방위 출신 초식동물이라서 생존을 위해 빨리 먹어야 한다고.
나는 살기 위해서 먹지 먹기 위해서 살지 않기 때문에 빨리 먹는다고.
궁색한 변명을 한다.
(마눌님은 내가 밥을 빨리 먹어 건강에 나쁘다고 많이 걱정 하신다)
초식 동물은 먹이가 있을 때 생존을 위해 일단 허겁지겁 빨리 먹는다.
육식동물이 공격해 오면 먹다 말고 생존을 위해 급하게 달아난다.
그중 되새김질 하는 초식동물은 (소, 양, 염소 등등)
먹이를 먹은 후 한가한 때 먹었던 먹이를 되새김질하여 완전히 소화 시킨다.
그래서 그런지 되새김질을 못하는 말은 풀을 먹어도 질이 좋은 풀만 골라 먹는다고 한다.
소화도 대충 시켜서 말똥에는 영양소가 상당히 남아있다고 한다.
몽고 사람들은 풀이 많지 않은 목초지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데
말, 소, 양의 순서로 지나가게 한다고 한다.
말이 최고의 대접을 받는 점잖은 동물이다.
말은 풀의 영양가 높은 좋은 부분만 우아하게 살짝 먹고 지나가고
소는 남겨진 풀 밑동 가까이 까지 뜯어 먹고
(덩치가 크니까 풀의 밑동까지는 입이 못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양은 풀뿌리 까지 캐내 뜯어 먹어서 남기는 것이 없다나?
소와 양은 되새김질을 하기 때문에 질이 나쁜 풀도 소화를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순서를 바꾸면 말은 굶어 죽는다고 한다.
그리고 양을 먹일 풀이 모자랄 때, 몽고 사람들은 말똥을 양에게 먹인다고 한다.
되새김질을 못하는 말의 똥에는 아직도 양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초지가 적은 척박한 땅에서 유목을 하는 몽고인들의 지혜다.
되새김질 하는 초식 동물의 장점이다.
그런데 나는 먹는 것도 초식동물 같지만.
머리 쓰는 것도 초식동물 비슷하다.
뭔가 새로운 것(지식, 이야기, 농담)을 들으면 즉시 이해가 되지 않아서 껌뻑거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중에 그것을 이해하고서 싱겁게 혼자 웃는 때가 많다.
누가 봐도 바보다.
성경을 읽는 것도 그렇다.
다독 위주이다.
이해되든 안 되든 시간이 날 때 빨리 많이 읽는다.
허겁지겁 읽는다.
그래서 금년에 20회(2019.12.21) 통산 55회를 읽었다.
(
물론 이해 안 되는 것을 억지로 읽노라 고생했다.
“정독을 해야지 그게 뭐냐?” 라고 하면 할 말 없다
)
금년의 목표가 내가 예수 믿은 50년째 되는 해니까
성경 통독 50회가 목표였다.
(
2020년에 예수님 믿은지 만 50년에 된다
너무 여러 번 자랑했다. 쑥스럽다
)
그러고 나면 …
나중에 다른 일을 할 때
예를 들면 뜰의 잔디를 깎을 때 같은 경우
잔디를 깎으면 2 시간은 머리는 아무 것도 않고 지루하게 땀을 뻘뻘 흘리며 잔디를 깍는다.
그런 때 읽어두었던 성경 내용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조금 더 깊게 이해한다.
잔디 깎을 때 뿐 아니라 다른 경우에도 문득 문득 읽었던, 암송했던, 들었던
성경 내용이 생각나면서 그것을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게 된다.
사람의 머리가 두 가지 일을 한 시점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유용하다.
(
이런 나의 산만한 성격이 방해가 될 때도 물론 있다.
성경을 읽을 때도 다른 생각을 해서 무엇을 읽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
다시 말하면
그 동안 읽은 성경을 반추, 되새김질, 묵상을 한다는 말이다.
생활에서 관찰 했다던가 일어난 일과 연관해서 생각을 한다.
우수운 일이지만 물리학과도 연관해서 생각하고 인생의 경험과도 비교하여 묵상한다.
나는 성경 묵상을 생활화 하려고 노력한다.
억지 같은 나의 생각이지만
하나님께서 율법에 되새김질을 하는 초식 동물을 정결한 짐승으로 말하신 이유를 알 것 같다.
반추 초식동물이 빨리 먹고 생명을 위해 도망 다니다가
여유가 있을 때 느긋하게 다시 되새김질을 하여 소화를 시키듯
언제인가 성경 말씀을 읽지 못할 때가 올지도 모르는 인생살이에서
기회 있을 때 빨리 많이 성경을 읽어두었다가
틈틈이 되새김질, 묵상을 하면서 그 말씀을 깨닫고 순종하라고…
(실제로 기독교의 역사상 그런 때는 종종 있었다)
내게도 시력이 나빠져서 성경을 읽기 어려운 때가 올 것이다.
그 때가 오기 전에 많이많이 읽어두어야 할 것이다.
(지금도 큰 글자 인쇄 성경을 돋보기를 써야만 읽을 수있다)
그리고 자주자주 하나님의 말씀을 되새김질(묵상)을 해야 하겠다.
반추 초식동물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그들을 먹으면서
영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도 계속 되새김질(묵상)을 하라고
그래서 되새김질 동물을 정결한 짐승이라고 하신 것은 아닌지?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 남들에게도 강요하는 것은 아니므로 오해 없으시길)
(여호수아 1:8)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가운데 기록한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라 네가 형통하리라
하나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여
기록한대로 다 지켜 행하라고 명령하셨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하신 명령이며
오늘을 사는 내게 하시는 명령이라고 믿는다.
나는 성경을 읽는다.
되새긴다. 묵상한다.
그것을 생활화한다.
(또 자랑질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