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의 일시 정지

(글 쓴 날: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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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읽어도 아무런 느낌도 생각도 없는 때가 종종 있다.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빈 느낌이라고 할까?

“항상, 성경 말씀 읽기만하면 감동이 있을 수는 없겠지”
“그 것이 깨달음, 감동이 늘 있는 것 보다 자연스러운 것이겠지”
생각한다.

전에 일부분 써 놓았던 미완성의 글을 읽어 본다.
역시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루 목표 분량 성경을 겨우 읽는다.

날씨가 너무 무더워서 그런가?
나의 사고가 정지하는 그런 날이 올지 모른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곧, 이전으로 돌아가리라 기대하지만 …
기분 쓸쓸하다.

머릿속에 생각이 멈추었다는 것도 느끼지 못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그 때 이상한 소리를 하지 않도록
평소에 생각과 말을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냥 평소의 버릇대로
아무 생각이 없이 눈으로 성경을 읽는다.

뇌가 정지되어있는 느낌이라
방금 전에 무엇을 읽었는지 기억이 없다.
무엇을 읽는 것은 눈으로 영상을 보고
뇌가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도 그 습관이라도 몸이 잊어버리지 말라고
계속 읽는다.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 한 구절
(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

나의 허접한 사고가 완전히 정지하는 그 때
슬프다는 생각조차 없이 완전히 정지하는 그 때
주님께서 주시는 완전한 기쁨과 이해를 기대한다.

어렸을 때 (고교시절)
예배당 때 앞자리에서 반사적으로 “아멘”하시는 연로한 할머니가 계셨다.
설교 내용에 맞지 않는 곳에서도 “아-멘”하셔서
강사 목사님이 “아! 할머니 좀 맞는 내용에 아멘 해요”라고 핀잔을 주니
또 “아멘” 하셔서 다들 웃었다.
그 때는 웃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평소에 목사님의 말은
다 하나님 말씀일 것이라 생각하셔서 핀잔인 줄도 모르고
“아멘”하셨으니 그 태도는 얼마나 좋은가?
착한 마음씨의 할머니셨다.
우리는 착한 사람은 바보 취급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
젊었을 땐, 그걸 이해 못하고 (비)웃었다니…
자기가 같은 입장이 되어봐야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이해를 하나?
사고기능이 간혹 정지하니 조금 이해하게 된다.
)

내가 보는 나의 성향은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라고 생각한다.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생각을 가끔은 접고
선하고 아름답고 화평을 구하는 생각을
가능한 자주 하는 것이 좋겠다.

[베드로전서 3:10,11]
10 그러므로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며 그 입술로 궤휼을 말하지 말고
11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고 화평을 구하여 이를 좇으라

어느 무덥고 멍한 여름 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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