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잔디를 깍아야 하는데 Lawn mower가 힘없이 털털거리다 섰습니다.
사용한지는 한 3년쯤 되었을까요?
2년간은 두 집의 잔디를 이걸로 깍았습니다. Lawn mower가 고생도 하긴 했습니다.
Air filter를 새것으로 갈아도 마찬가지.
Spark Plug가 나빠 전기 점화를 못하나 생각 하고, 그런데 spark plug tool이 맞지 않아
앞집 할아버지에게 물어보니 이리 저리 보며 spark plug는 아니고
cabulator(기화기) 같은데 자기는 이 기계 처음이라 고치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이 분이 남의 Lawn mower 고치려고 분해해 놓고 고민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해서…
일단 Lawn mower를 뜯었습니다.
(아! 고장 나면 새것 사야하나? 걱정스럽습니다)
위 뚜껑(Cover)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air filter를 떼어냈습니다.
그랬더니…
엔진위의 시동을 위해 줄을 당기는 회전 부분에 잔디 찌꺼기가 가득 끼어있고
air filter 윗 쪽에 잔디 찌꺼기가 엔진오일과 범벅이 되어 꽉 차 있었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일단 청소를 했습니다.
조금씩 살살 파내야 청소가 되더군요, 대충 했습니다.
(마눌 못 본 것이 다행)
air filter 윗쪽에 잔디 찌꺼기를 치우고 보니 그것은 cabulator 공기조절 lever가 움직이는 부분.
아니 여기에 잔디 찌꺼기가 들어가도록 기계를 만들다니…
겉에 보이는 곳만 멀쩡하고 안 보이는 곳을 이렇게 만들어도 되나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잔디 찌꺼기가 기름에 엉겨 꽉차있으니 공기조절 Lever가 제대로 움직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재조립하고 시동을 거니…
부르릉 하고 잘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말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정지 후 다시 시동을 걸어보니
마찬가지로 안되는 것입니다.
공기조절 밸브를 움직이는 레버라고 생각되는 것이 공기를 닫는 위치에서 가만히 있는 것입니다.
연료탱크를 들어내고 보니 레버를 잡아당기는 spring이 늘어나 있는 겁니다.
레바를 움직이는 부분에 잔디가 엔진오일과 범벅이 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채로 스프링을 당기고 있으니
불량 스프링이 늘어나 제 역할을 못한 것이지요.
(미국에 made in China아닌 기계가 어디 있으랴?)
아마 좋은 스프링이라도 별 차이는 없을 겁니다마는 …
하는 수 없이 적당한 대치품 spring
(그냥 옛날에 여기저기서 뜯어 보관하고 있던 것.)
구리철사로 연결 해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조립을 하고
시동을 걸었다 껐다를 반복했습니다.
계속해서 기운차게 잘 돌아가서
이번에는 정말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눌과 저는 저를 “싸구려 남편“이라고 부릅니다.
가능하면 웬만한 것은 돈을 들이지 않고 직접 고치니까요.
잔디를 휙 하고 짧은 시간에 깍았습니다.
그동안 공기 배합이 모자라 엔진에 힘이 없어서 잔디 깍기가 너무 힘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
잔디를 깎으며 내내 생각을 했습니다.
(몸이 움직일 때는 머리가 쉬기 때문에 2시간 잔디 깍는 동안 머릿속으로 이 생각 저 생각 합니다)
이 Lawn mower는 사용 할수록 잔디 부스러기(chip)가 여기저기
특히 cabulator lever부분에 끼어 결국 고장 나게 되어있는데 그걸 모르고 뜯어서 청소는 않고
매년 칼날(blade)만 갈고 보이는 부분만 청소를 하고 사용했던 겁니다.
사실 뚜겅 열고 잔디 칩을 소제해야 한다면 이건 Lawn mower 설계 불량이지요.
Husqvarna All wheel drive Lawn mower사지 마십시오.
다른 Lawn mower도 마찬가지라면 할 수 없지만.
(All wheel drive라서 힘이 들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매일 매일 살아가면서 어쩔 수없이 나의 심령 속에는 찌꺼기가 기름과 범벅이 되어서
cabulator의 공기흡입을 막는 것과 같은 죄의 잔재가 끼어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퇴해서 집에서 시간 보내며 지내는 내게 무슨 죄의 찌꺼기가 끼어들겠나 생각도 들지만
Lawn mower를 정상적으로 사용해도 결정적으로 중요한 부분에
chip이 기름에 엉겨 끼이듯이 조금씩 조금씩 뭔가 끼는 것 아닐까요?
그러다가 어느 날, 내 삶에 믿음과 관련된 은밀하고 중요한
그 어떤 부분이 갑자기 정지하는 것을 아닐지?
Lawn mower에 chip이 4년간 끼어 정지한 것처럼 여러 해 그렇게 지내다가 나타나겠지요?
이런 생각 논리의 비약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뭐 비약이라도 유익한 비약.
우리 주님 앞에서 나를 돌아보고 심령을 청소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 하는 것과 실천에 거리가 있습니다마는 그 거리를 줄이려고 합니다)
[요한일서 1:9] 에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말씀하신 것과 같이 주님 앞에 나의 죄를 자백하고 내 심령을 깨끗게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죄를 지은 것이 생각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제 양심은 그리 민감하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니까요)
“주님 제가 오늘 이래 저래 살았는데요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라고 생각합니다.“ 하면
주님께서 받아 주시고 마음에 깨우쳐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히브리서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으니 까요.
[히브리서 4:15-16]
15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16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제가 잘 못하는 것이 대면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뭔가 자랑을 하면 입에 침이 튀게 열심히 말하지만 주님 앞에서야 뭐 자랑할게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 주님 제가 할 말이 별로 없는 데요 그냥 주님께서 알아서 해주세요 네?“
이런 태도로 기도하는 적 많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모르고 제 사정을 몰라서 이리저리 기도하라 하시겠습니까?
제가 주님을 찾고 좋아하는 것 그걸 좋아하셔서 성경 읽고 기도하라 하시는 거지요.
사람들과 전화할 때 들어봐도 아내는 조근 조근 말을 잘합니다.
많은 것을 그들로부터 길어냅니다. 저는 그런 것 잘 못하는데
우리 주님께는 이러쿵저러쿵 조근조근 말씀드리는 것을 익숙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내가) 주님을 내 곁에 살아계신 인격으로 무의식 중 인식하지 않아서 뭔가 심각한 것은
큰소리로 “주여- 살려 주세요”하고 외치지만
주님께 예의 바르지만 다정스레 조근 조근 말씀드리는 것은 못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시는 것은 안 들리고
우레 같은 큰 소리나 강한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것 아닐까요?
[열왕기상 19:12]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에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니
불 후에 세미한 소리가 있는지라
그런데 그런 일(우레 같은 큰 소리나 강한 감동)이 흔하겠습니까?
(그런게 흔하면 어디 살기 쉽겠습니까? 숨 막혀 죽기가 더 쉽지요)
그러니 주님 앞에서 인격의 변화가 더딘 것이지요.
마치 감나무 밑에 누워 입 벌리고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격이라고 할까요?
주님을 내 곁에 살아계신 친한 인격으로 친히 대하는 것이
내 편에서 주님께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는 나를 친구라 하셨는데 나는 주님을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하지 않으니 얼마나 섭섭하시겠습니까?
[요한복음 15:15하]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저는 늦었지만 주님께 이것저것 조근조근 말씀드리고
부족함과 죄를 아뢰고 용서를 구하는 것 연습할까 합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 끼는 잔디 찌꺼기 기름때를 벗어버릴까 하구요.
원 Lawn mower하나 고치고 별 생각을 다하니,
제가 쓸 데 없이 복잡한 사람은 복잡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