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는 농부가

 

디모데서는 목회서신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목사, 전도사님들께 하는 말씀이라는 뜻인데
목사, 전도사님만 아니라 믿음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는 모든 분을 위한 말이라 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 말은 도대체 뭔가?

[디모데후서 2:6]
수고하는 농부가 곡식을 먼저 받는 것이 마땅하니라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
듣는 자들에게 어떻게 신령한 은혜를 끼칠까 생각하기보다
나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에서 어떤 은혜를 받을까 갈구해야한다.
내가 은혜를 누리지 못하고 고뇌하는데 어찌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칠 것인가.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에, 하나님의 은혜에,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진지하게 집중하는 주님의 일군(수고하는 농부)이
곡식(하나님의 은혜)을 먼저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말이라고…

당연하다.
내가 하나님으로부터 은혜를 누리지 못하고 사는데
어떻게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전달 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에 그렇다면 그것은 정말로 사람을 애타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일 수밖에 없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자들은 은혜 넘치는 데 전한 자는 은혜로부터 소외된 비참한 결과가 될 것이다.

(
이 말씀은 앞에 있는 1-5절을 연결해야 문맥이 통하는 데 그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디모데후서 2:1-5]
1 내 아들아 그러므로 네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 속에서 강하고
2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저희가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3 네가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군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을지니
4 군사로 다니는 자는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군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
5 경기하는 자가 법대로 경기하지 아니하면 면류관을 얻지 못할 것이며
)

아기 엄마는 거친 음식을 먹고도 필수 영양소만 뽑아서 젖을 만들어 아기를 먹인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할 수 있게 능력을 주셨다.
자기가 먼저 먹어 소화시켜 자기 영양분을 삼고 꼭 필요한 것으로 아기에게 맞는 맞춤형 음식(젖)을 만들어 낸다.
그게 젖먹이 아기를 기르는 아기 엄마다.

영의 양식에 있어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가 감동, 은혜를 누리지 않고 남이 은혜를 받기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옆에 있는 누구누구가 은혜를, 찔림을 받는 것이 아니고 지금 듣고 있는 당신이 은혜를 누려야 한다고 교우들에게 강조하여 말하는 설교를 종종 들었는데
듣는 이에 앞서 말씀을 전하는 당사자가 그 말씀으로 은혜를 누려야 한다고 나는 주장한다.
내 교인이 이 은혜로운 가슴을 찌르는 말씀을 듣고 하나님 앞에 엎드러지기를 기대하지 말라.

성도들에게 영의 양식을 정성껏 준비한다고 오산하지 마시기 바란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귀한 은혜를 나부터 받고 성도들도 함께 누리는 것이다.
나는 아무 맛도 없는 음식을 성도들에게 은혜를 누리라고 주입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그래서
수고하는 농부가 곡식을 먼저 받는 것”
이다.
나에게 은혜와 감동이 되지 않는다면 남에게는 더더욱 되지 않는다.

이 말씀은 누구 집사에게 꼭 해주어야 하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혹 생각하며 준비한다면,
모 집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엎드러져 변화되기를 기도하며 준비 한다면
아마도 그런 설교는 엄마의 젖, 엄마의 음식이 아니고
양, 염소, 개, 돼지의 사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는 새로운 요리 개발하는 요리사처럼 이것저것 만들어서
이 기막힌 것 한번 먹어봐 저것 한번 먹어봐하는 설교 듣고 싶지 않다.
성도는 영적인 음식의 실험대상이 아니다.
자기가 먹어 보고 유익했던 것을 공급하기를 바란다.

[데살로니가전서 2:7]
오직 우리가 너희 가운데서 유순한 자 되어 유모가 자기 자녀를 기름과 같이 하였으니

엄마의 음식은 자기가 먹어서 소화시켜 자기의 영양분이 되어 젖으로 아이에게 먹이거나
엄마와 아이가 같은 한 솥의 밥을 같은 식탁에서 먹는 가족의 식사다.

(
그런 의미에서 나는 교회에서 목장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을 싫어한다.
교우, 형제자매는 목장의 양이 아니다 한 가족이다.
교회는 목장이 아니다.
용어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나름대로의 개념을 형성한다.
왜 갑자기 교회에 목장이라는 단어가 들어 왔는지 모르겠다.
구역, 속회 그런 이름 들이 이미 있어왔는데…
목장이라는 용어를 쓴 교회가 갑자기 교세가 늘어서(부흥) 그 용어를 쓴 조직으로 바꾸면 교회가 숫자가 늘어날까 해서 그랬나?
목장, 양 그런 용어를 쓰면 나는 어머니의 식탁이 아닌 사료 꼴을 먹는 목장의 가축이 되는 것 같아 그 용어가 싫다.
내가 예배당을 성전이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그 용어를 안 쓰는 교회가 별로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교회에 참석한다.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만큼 중요한 개념이 아니기도 하다.
그래도 그 개념이 싫은 것은 싫은 것이다.
평소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용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
)

나는 영적인 사료를 먹이는 교회는 싫다.
나도 먹고 은혜를 누리고 우리도 함께 은혜를 누리는 한 가족 식사를 하는 교회를 원한다.
설교 시에 “(나는 빼고) 여러분”을 외치지 말라.
(나는 말고 너만 먹어라 는 말이니까)
설교 시에 “(나를 포함한) 우리는”을 외치라.

내가 너무 과한 것을 요구하나?
건방지다고 나를 싫어하는 목사님들 많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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