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는 자세(성경 번역 유감)

베드로전서 5:3, 읽을 때마다 거슬린다.
개역한글 판을 읽을 때도 좀 불만이었는데
개역개정 판을 읽을 때는 더욱 불만이다.

이런 글을 쓰면 싫어하는 사람 많이 있을 것이다.
나를 비난 할지 모른다.

베드로전서 5:3. 은 반드시 새로 번역해야 할 구절이다.
“성경 전문가라는 분들이 정말로 이렇게 밖에는 못하나?“ 라는 생각을 읽을 때 마다 한다.

[베드로전서 5:3]
[개역개정]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
[개역한글] 맡기운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오직 양 무리의 본이 되라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다 왜일까?

나는 개역한글 간이국한문 판으로 읽은 한자 세대여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한문 단어는 아예 한문으로 이렇게 써 있다.
(개역한글 간이 국한문) 맡기운 者들에게 主掌하는 藉勢를 하지 말고 오직 羊 무리의 本이 되라

이걸 개역개정판에서 그냥 소리 나는 대로 한글로 바꾸었다.
(개역개정)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

이 구절이 개역한글 간이국한문 판이고, 읽는 사람이 한자 세대라면 문제 되지 않는다.
여기서 두 한문 단어 “주장(主掌)”과 “자세(藉勢)” 는 요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단어다.
한문이 없이 사용하면 거의 모든 읽는 사람은
“주장(主張)”과 “자세(姿勢)”로 오해하기 정말로 쉽다.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한자로 써 놓으면 한자 뜻을 몰라서 모를 것이다.

주장(主掌): 책임(責任)지고 맡아서 함. (掌:손바닥 장).
잘 쓰지 않는 어려운 한문 단어이다.
간단히 말해서 제 손에 쥐고 제 맘대로 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열이면 열 사람이
주장(主張): 자기(自己) 의견(意見)을 굳이 내세움 (張:베풀 장)
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한자를 거의 쓰지 않는 지금 모두 혼동할 거의 쓰지 않는 어려운 단어다.

자세(藉勢): 어떤 권력이나 세력 또는 특수한 조건을 믿고 세도를 부림.
이것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한문 단어이다.
어려운 한문 단어인데 그대로 두었다. 거의 쓰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다.
(
나 어렸을 때는 순 우리말로 “재세”라고 했다. 지금은 북한에서 쓰는 말이란다.
재세: 명사 북한어 어떤 힘이나 세력 따위를 믿고 교만하게 굶.
)

모두 자세(姿勢)라고 오해할 것이다.
자세(姿勢): (1) 몸을 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 (2) 사물을 대할 때 가지는 마음가짐.

원 뜻은 요새 쉬운 말로 “양 무리에게 ‘갑질’하지 말라” 정도가 되는데
영어 성경은 “lording it over” “왕(폭군) 노릇하지 말라” 로 번역했다.
혹은
자기 의견/주장을 힘으로 밀어부쳐 관철시키려는 태도를 하지 말라“ 정도로 이해된다.

한문을 모르는 세대는 영어 성경을 비교하며 읽으면 더욱 혼동이 될 것이다.
“아니, ‘주장하는 자세’가 왜 ‘왕 노릇하는 것’이야 ?“
영문 성경이 틀린 거야 뭐야 할 것이다.
표준새번역은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라고 잘 번역했다 그런데…
둘을 비교하여 읽은 사람은“뭐가 맞는 번역이야? 표준새번역 틀린 것 아냐?” 라고 생각할 것이다.
개역개정판이 더 권위 있는 번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주장(主掌) 과 자세(藉勢) 가 매우 어려운 사용하지 않는 한문 단어이기 때문에 그렇다.

(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한국 국민은 한자를 무시하면 언어, 문화, 역사적 단절이 생긴다고 본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미래를 바라보기가 어렵다.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것을 개역한글 판으로 읽으면
“맡은 사람들에게 자기의 의견을 내세우는 태도를 하지 말라“ 라는 뜻이 된다.
폭군처럼 “내 말을 안 들으면 없을 줄 알라”라고 협박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계인데
“자기 의견을 강하게 설득하지 말라 정도로 뜻이 달라진다.

사도 베드로 때에도 장로(목회자)들이 양떼 위에 폭군처럼 군림 할 위험성이 많았고,
바로 이 점을 경계한 말씀인 것이다.
결국 이 부분에서 “개역개정판”이 더 나쁜 번역이 되고 말았다.

더 잘 다듬어진 더 나은 번역판을 기다려야할 듯하다.
만드신 분들이 수고를 하셨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헬라어, 히브리어 성경은 전혀 읽을 능력이 없고,
영어 성경을 읽는 것 보다 훨씬 쉽고 정서적으로 이해가 빠르니
이걸로 성경을 열심히 읽어야 할 것이다.

(
여기서 덕스럽지 못한 상상을 한다.
성경 번역 작업에 주된 영향을 행사하신 분들이 주로 신학자, 목사들이라고 가정한다.
이런 질문을 한다.
‘오늘 한국 교회는 국어를 잘 아는 목회자가 없어서 졸속 번역이 나왔나?’
“원어는 잘 아는 데 한자, 국어 실력이 없어서 그랬나?”
“요한일서는 한국말의 의미를 살려서 아주 잘 번역했는데 왜 그랬나?“
“자기(목사)들에게 하는 말씀이니까 대강 번역하고 넘어갔나?“
“성경은 하나님께서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하신 말씀인데 왜 그랬나?”
“이 구절은 그 대상이 교직자(목사)들이므로 교인들은 잘 모르게 더 어렵게 했나?”
“하긴 이 구절을 주제로 하는 설교를 나는 들어 본적이 없다.”
온갖 생각을 다 한다.
자동적으로 생각이 그렇게 돌아간다.
”네가 목사가 아니니까 그런 못된 생각을 하지?“라고 하면 할 말 없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더 생길 듯.
“그렇게 비판하려면 뭣 하러 성경을 읽나?“ 라고 나를 비난 할지 모른다.
)

공동번역, 표준새번역, 우리말성경 은 이 구절을 제대로 번역했다.
남들이 우리말로 번역 한 것도 좀 참고할 것이지.

[표준새번역]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우리말성경] 맡겨진 사람들에게 군림하는 자세로 하지 말고 오직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공동번역] 여러분에게 맡겨진 양떼를 지배하려 들지 말고 오히려 그들의 모범이 되십시오.

[NIV] not lording it over those entrusted to you, but being examples to the flock.
[NASB] nor yet as lording it over those allotted to your charge, but proving to be examples to the flock.
[KJV] Neither as being lords over God’s heritage, but being ensamples to the f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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