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믿음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믿음)

민수기 20장을 읽어 보면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와 아론을 원망한다.
불신으로 하나님을 원망한 것과 동일하다.

(민수기 20:2-5)
2 회중이 물이 없으므로 모세와 아론에게로 모여드니라
3 백성이 모세와 다투어 말하여 이르되 우리 형제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을 때에 우리도 죽었더라면 좋을 뻔하였도다
4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회중을 이 광야로 인도하여 우리와 우리 짐승이 다 여기서 죽게 하느냐
5 너희가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나오게 하여 이 나쁜 곳으로 인도하였느냐 이 곳에는 파종할 곳이 없고 무화과도 없고 포도도 없고 석류도 없고 마실 물도 없도다

이들은 출애굽을 한 2대째 이스라엘 백성들이다.
2대째 광야를 헤맨 백성들이기도 하다.
2 대를 이어가며 하나님께서 지켜 보호해 주시는 능력과 기적을 경함한 사람들이다.
그것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눈으로 보면서 살아온 백성들이다.
우리의 감정으로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아주 훌륭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같으면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는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신 것은 다 지나간 과거의 일이고
지금은 혹시나 지켜주시지 않을 것 같아서 불안하다.
아마도 현실 앞에서 과거의 기억을 까맣게 잊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불평불만을 한다.
목 말라 죽는다고 외친다.
하긴 사흘만 물을 마시지 못하면 죽는다고 했으니 …

사실 인간적인 시야로 본다면
지금까지 그렇게 많이 구해 주셨다는 것은 잘 알아도
혹시 이번에는 그냥 내버려 두시면 100% 그냥 죽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게 불신이다.
그러니 모세와 아론에게 징징대며 불평불만을 토로했을 것이다.

현대에 살고 있는 주님을 믿는다는 나(우리)는 얼마나 다를까
그게 나(우리)의 흔들리는 믿음의 모습이다.
주님은 나의 믿음이 견고해 지기를 원하셔서 시험을 허락하신다.
그 때 나(우리)는 주님의 신실하심을 의심하면서
주님 앞에서 지극히 유치하고 형편없는 믿음의 내 모습을 실감한다.

하나님께서 내게도 기적을 보여주면 나도 믿겠다 라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나도 뭐라 대답할 할 말이 없었다.
나도 성경의 기록 외에는 내 눈으로 본적이 없으니까.
다시 생각해 보면 마음속에 일어나는 그런 모든 것들이 믿지 못할 이유라면
반대로 그런 모든 것들은 우리 주님을 믿고 의지해야할 이유도 된다.
사람 편에서의 믿음은 아마도 선택인 것 같다.
)

이스라엘 백성을 보면 대를 이어가며 평생 하나님의 베풀어주신 기적을 보았어도
그것은 그냥 기본이고 당연한 것이며 지나간 일이다.
그리고 불신이 수시로 불끈불끈 일어난다.
나(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우리)의 믿음은 여러 가지 이유로 여러 가지 경우에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의지하는 경험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자란다 생각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어난 믿음이 어디 있을까?

나의 속에는 내세울 만한 믿음이 근본적으로 없다.
나의 믿음이 없는 것조차도 주님께 엎드려 맡긴다.
그리고 그 적은 나의 믿음도 주님의 은혜임을 고백한다.

(마가복음 9:24)
곧 그 아이의 아버지가 소리를 질러 이르되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소서 하더라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소서”
이 아버지의 기도는 나의 매일의 기도이다.
그렇게 흔들리는 변변치 못한 나도 기쁘게 받아 주시는 주님께 감사한다.

또한 나를 시험에 들게 마시고 악에서 구해주시기를 기도한다.

(마태복음 6:13)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민수기를 생각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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